김호연 작가의 『불편한 편의점』은 우리 일상 속 익숙한 공간, 편의점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따뜻한 이야기다. 하지만 이 편의점은 결코 편하지만은 않다. 다양한 사연을 가진 인물들이 모여 만들어가는 이야기 속에서 우리는 불편함 속에서도 피어나는 정과 위로를 발견하게 된다.
이야기는 서울역 앞에서 노숙 생활을 하던 한 남자가 우연한 기회로 편의점에서 일하게 되면서 시작된다. 그의 이름은 ‘독고’다. 주인 할머니는 술에 취해 쓰러진 그를 도와주고, 의외의 결정을 내린다. 바로 편의점 야간 알바를 맡기는 것. 이름처럼 독특한 인물인 독고는 비록 과거가 불분명하고 어딘가 어설프지만, 편의점에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자리 잡아간다.
이 편의점은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곳이 아니다. 매일같이 찾는 단골 손님들, 저마다 사연을 품은 직원들, 그리고 그곳을 스쳐 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모여 하나의 작은 사회를 만든다. 그리고 그 안에서 독고 역시 조금씩 변해간다. 그는 처음엔 서툴렀지만 점점 자신의 역할을 깨닫고, 편의점이라는 공간이 단순한 일터가 아닌 삶의 한 조각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불편한 편의점』은 빠르게 흘러가는 세상 속에서 잠시 멈춰 서게 만드는 이야기다. 화려한 사건이나 극적인 반전 없이도 잔잔하게 스며드는 감동이 있다. 편의점을 오가는 사람들의 사연은 누구나 한 번쯤 마주쳤을 법한 현실적인 이야기들이다.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사람"이다. 독고뿐만 아니라 편의점을 둘러싼 여러 인물들의 이야기가 한 편의 옴니버스처럼 펼쳐진다. 우리는 그들의 고민을 함께 공감하고, 때로는 웃고 때로는 가슴이 찡해지는 순간을 맞이하게 된다. 그리고 결국 이 모든 이야기가 모여, 작은 편의점이 얼마나 소중한 공간이 될 수 있는지를 깨닫게 된다.
『불편한 편의점』은 제목처럼 처음에는 조금 불편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읽다 보면 이 불편함이 결국 따뜻함으로 변하는 과정을 경험하게 된다. 각자의 사연을 안고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사실은 저마다의 "편의점"을 가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때로는 불편하고, 때로는 힘들지만, 그 안에서 우리는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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